<핑거스미스>, 세라 워터스 1
그리고 수가 내 위로 몸을 일으켜 자기 입술을 내게 갖다 댄다. 예전에도 내 장갑 낀 손 위로, 내 뺨 위로 신사의 조용하고 마른 입술을 느낀 적이 있다. 내 손바닥 위로 리처드의 축축하고 암시가 깃든 키스를 참아 낸 적이 있다. 수의 입술은 차갑고 부드럽고 촉촉하다. 내 입술과 꼭 들어맞지는 않지만 점점 따뜻해지고 촉촉히 젖어든다. 수의 머리털이 내 얼굴 위로 쏟아진다. 수를 볼 수는 없다. 단지 느끼고, 맛볼 수 있을 뿐이다. 수에게서 잠의 맛이, 살짝 시큼한 맛이 난다. 너무나 시큼하다. 나는 입술을 벌린다. 숨을 쉬려고 혹은 삼키려고 혹은 어쩌면 수에게서 비키려고 입술을 벌린다. 하지만 숨을 쉬면서 혹은 삼키면서 혹은 비키려 움직이면서 나는 내 입 안으로 수를 당겨 버렸을 뿐이다. 수도 입술을 벌..
꾸고 싶은 꿈, 문학
2016. 12. 2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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